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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오마이뉴스

3개월 넘게 엄마가 차린 아침밥을 먹고, 황지현양(단원고 2학년)은 29일 물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날은 지현양의 생일이자 세월호가 침몰한지 197일째 되는 날입니다.

지현양의 어머니 심명섭씨와 아버지 황인열씨는 지난 7월부터 "딸이 나오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팽목항 방파제에 매일 딸의 아침밥상을 차려왔습니다(관련기사 : "추석까지 이럴 줄이야" 딸 아침밥 챙겨 매일 팽목항으로).

"전에 지현이까지 해서 같은 반 학생 3명이 안 나왔었거든. 근데 누군가 ○○(이) 아빠보고 밥을 해서 (팽목항 앞 바다에) 던져주라고 했대. 그래서 밥을 잔뜩해서 새벽에 던졌는데 그날 딸내미가 나왔다니까."

지난달 8일, 딸의 아침밥을 챙겨 팽목항행 버스에 오른 심씨가 기자에게 한 말입니다. 앞서 나온 친구를 따라 지현양도 부모님이 해준 밥을 먹고 물 밖으로 나왔습니다. 당시 기자는 "이제 밥 많이 먹었으니까 지현양도 나올 때가 됐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이후로도 심씨는 딸을 마주하기까지 54일을 더 기다려야 했습니다.

▲ 휴대폰에 담긴 단란한 가족사진 아직 딸의 소식을 기다리던 15일 황지현(단원고 학생)양의 어머니 심명섭씨가 진도실내체육관에서 휴대폰의 가족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 소중한

▲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인 단원고 학생 황지현양의 어머니 심명섭씨는 매일 오전 7시 30분 딸의 아침밥을 챙기기 위해 체육관에서 팽목항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추석인 8일 오전, 심씨가 팽목항에서 돌아오지 않은 딸의 아침상을 차린 뒤,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 소중한

의연하던 아버지, 얼굴을 감쌌다

지현양은 결혼 7년 만에 얻은 외동딸입니다. 1997년 10월 처음 엄마 품에 안긴 지현양은 2014년 4월 15일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이제야 엄마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평소 물을 안 좋아했던 지현양은 "배를 타고 수학여행을 간다며 툴툴거렸다"고 합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6개월째 되던 날(16일), 심씨가 했던 하소연이 생각납니다.

"그렇게 싫어하던 물에 왜 아직도…."

지현양은 친가에선 막내 손녀, 외가에선 큰 손녀이기도 했습니다. 지현양이 아직 찬 바다 속에 있던 15일, 심씨는 "나와 지현이 아빠도 그렇지만, 지현이를 기다리는 사람이 참 많아"라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동안 심씨는 딸이 나오길 기도하며 "별 짓을 다해봤"습니다. 매일 아침 버스를 타고 30분을 달려, 팽목항에 지현양 아침밥상을 차렸습니다. 함께 진도실내체육관에 있다가 자식을 찾아 먼저 안산으로 올라간 다른 유가족의 자리로 자신의 잠자리를 옮겨보기도 했습니다. "(실종자) 옷을 물에 담궈놓으면 (실종자가) 나온다던데"라는 말을 듣고 그대로 해봤습니다.

부모님의 정성이 통했는지, 세월호 4층 중앙 여자화장실에 머물던 지현양은 다시 가족 품에 안겼습니다. 어두컴컴한 배 안에서 잘 버텨줬고, 물 밖으로 나와 부모님의 정성이 담긴 눈물의 생일상을 마주했습니다. 이날 오전, 의연하게 딸의 생일상을 차렸던 아버지는 돌아온 딸의 옷가지를 확인하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습니다. 

▲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인 단원고 학생 황지현양의 어머니 심명섭씨는 매일 오전 7시 30분 딸의 아침밥을 챙기기 위해 체육관에서 팽목항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추석인 8일 오전, 심씨가 전날 가져다 둔 아침밥을 바다에 뿌리고 있다.
ⓒ 소중한

▲ 마지막 순간까지 애타게 불렀을 엄마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인 단원고 학생 황지현양의 어머니 심명섭씨는 매일 오전 7시 30분 딸의 아침밥을 챙기기 위해 체육관에서 팽목항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추석인 8일 심씨가 딸의 아침밥이 담긴 가방을 메고 팽목항 방파제를 따라 걷고 있다.
ⓒ 소중한

떠나는 가족과 남은 가족... "괜찮아, 희망이 생겼어"

심씨는 최근 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꿨습니다. 가장 먼저 지현양 사진을 휴대폰 바탕화면으로 지정했습니다. 

"지현이가 있었으면 내 휴대폰 가져다가 노래도 (휴대폰에) 넣어주고, 쓰는 방법도 알려주고 했을 텐데…. 카톡도 하고…. 참 좋아했을거야."

아직 딸을 기다리던 15일, 심씨가 기자에게 내보인 한 장의 사진이 떠오릅니다. 지현양, 어머니, 아버지, 이렇게 셋이서 찍은 가족 사진입니다. 돌 무렵의 지현양과 지현양의 부모님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휴대폰 화면을 채우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사진으로만 보던 딸을 (수학여행을 떠난 날로부터) 197일 만에 만났지만, 이제 다시 가슴에 묻어야 합니다.

딸을 다시 만난 부모님은 남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되뇌였습니다. 오랜 시간 실종자 가족으로 살았기에 남은 실종자 가족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지현양의 부모님입니다. 남은 실종자 가족이 연신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는 지현양의 아버지를 가슴에 품었습니다.

"괜찮아. (지현이 때문에) 새로운 희망이 생겼어."

고인의 명복과 함께 지현양 부모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단원고 남현철·박영인·조은화·허다윤 학생, 양승진·고창석 선생님, 이영숙·권재근씨, 권혁규군 등 실종자 9명의 수습 소식도 기다리겠습니다.

▲ "내 딸도 저 달을 보고 있을까"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5일 서울과 광주에서 출발한 '기다림의 버스가 진도에 도착했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실종된 황지현양의 어머니 심명섭씨가 손에 촛불을 쥔 채 팽목항에 뜬 달을 보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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