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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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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기 침체가 좀처럼 눈에 띠는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위축된 소비자 심리에 따른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이 ‘품질우선’에서 ‘가격우선’으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계속되는 유가 상승, 종종 들려오는 업체들의 인원감축, 취업을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대졸자들의 증가, 언제 오를지 모르는 이자율 상승에 대한 거듭된 예고 등 주민 생활 전반에 걸쳐 영향을 주는 어수선한 소식들은 일반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상당히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축된 소비심리는 과거 좋은 품질을 찾아 기꺼이 값을 지불하고자 하던 소비자들마저 품질보다 가격을 구매결정의 우선요인으로 삼도록 하는 소비성향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한인 소비자들도 이같은 소비성향의 변화를 겪고 있다. 예전에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품질을 좇아 물품을 선별해 구입하던 소비자들이 최근에는 맹목적으로 가격에 의해 소비여부를 결정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스카보로에 거주하는 권유정씨(가명, 43)는 식료품 및 생활용품 장을 보기 위해 한인마켓, 중국마켓, 노프릴, 월마트 등 여러 마켓의 가격을 조사한 후 필요한 물품마다 가장 가격이 저렴한 마켓에 가서 구입한다. “예전에는 그냥 한군데서 필요한 물건을 모두 구입했어요. 그런데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기름값을 비롯해 피부에 닿는 물가 상승은 점점 가계운영을 빠듯하게 죄는 듯 느껴지고 심리적으로도 매우 위축감을 느끼게 됐어요.  이젠 품질은 아주 나쁘지 않으면 대충 통과하게 되고 결국 가격에 따라 구매를 결정하게 됩니다.” 가격에 매우 민감해져 귀찮아도 저렴한 가격을 찾아 여러 마켓을 방문해 소비하게 됐다는 권씨의 설명이다.

옥빌에 거주하는 김해원씨(가명, 48)는 ‘가격’때문에 식단도 바뀐다고 전한다. 육류 소비가 많은 가정이라고 자신의 가정을 소개한 김씨는 한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소고기가격이 최근 계속 상승하자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와 소시지 등을 주로 식단에 올리게 된다고. “육류 도매상에서도 예전에는 파운드당 4.99달러였던 LA갈비가 이젠 8.99달러에요.  일반 식품점에서는 세일을 해도 파운드당 10.99달러를 지불해야 하니 이젠 소갈비 못 먹어요”라고 고개를 젓는 김씨는 예전엔 야채든 육류든 가격보다 싱싱하고 질이 좋은 마켓을 찾아 주로 이용했었는데 요즘은 왠지 무조건 가격 싼 곳을 주로 찾게 된다고 전한다.

한편 일부 한인 비지니스 업주들은 품질보다 저렴한 ‘가격’을 좇는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이 최근 심해지자 이로 인한 애로를 토로하기도 한다. 노스욕에서 한 한식당을 운영하는 최선주씨(가명, 54)는 상급의 야채와 육류를 손님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는데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이 점점 더 저렴한 가격만을 찾게 되자 업계에서도 지나친 가격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어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있다며 안타까와 한다. “먹거리 비지니스를 하면서 정말 소신껏 상급의 재료로 손님들을 대접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예전엔 많은 손님들이 질을 알아주시고 칭찬하시는 성향이 강했는데 최근에는 품질보다는 가격으로만 비교해 이야기하시는 경우가 부쩍 늘었습니다.  일일이 재료를 보여드릴수도 없고 정말 안타깝습니다.”

시장 경제의 찬바람이 계속 되면서 무조건 ‘가격’ 위주로 소비를 결정하는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은 경기한파로 인한 한인들의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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