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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충남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에 참가했던 공주사대부고 학생들이 태안해양경찰서에서 작성한 진술서를 국민일보가 단독입수했다.

이 진술서는 학생들이 사고가 발생한 18일 오후 상륙용 고무보트(IBS)를 타고 해상훈련을 마친 뒤 바닷가에서 마무리 훈련을 받던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진술서에 따르면 훈련이 끝났다고 생각한 학생들은 구명조끼를 벗은 채 바닷가에서 물장난을 치며 교관들의 지시에 따라 바다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교관이 학생들을 이끈 곳은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었다. 학생들은 갑자기 발이 닿지 곳에서 허둥거릴 수밖에 없었다. 다음은 학생들의 진술서를 정리한 것이다.

#학생1="교관은 '앞으로 3보 가'를 계속 지시했다. 그러나 갑자기 물 속에서 발이 닿지 않았다."

"7월 18일 목요일 점심을 먹고 IBS해상훈련을 받으러 갔다. 해수욕장에 가서 줄 서고 선생님들 모셔와 사진찍고 전교생이 뭍에 모여서 레크리에이션 형식으로 닭싸움과 씨름 같은 것들을 했다.

모든 게 끝난 후 본격적으로 IBS 훈련에 들어갔다. 여덟 개의 배에 10명씩 탈 수 있어서 80명을 한 팀으로 하고 나머지 인원은 또다른 팀으로 해 80명이 10명씩 구명조끼를 갖추고 먼저 배에 탔다.

IBS훈련이 끝나고 나머지 인원이 훈련을 하는 동안 80명은 구명조끼를 벗고 옆으로 빠져 다시 10명씩 8줄로 섰다.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그런 것들을 하다가 앞에 바다에 있던 교관이 ‘앞으로 3보 가’를 하며 우리를 바다로 데리고 갔다. 연신 ‘앞으로 몇 보 가’를 반복할 때마다 점점 바다로 들어갔다.

그리고 교관이 어느 지점에 섰는데 우리는 그게 안전지점인줄 알고 그 지점까지 친구들끼리 물장난하며 들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발에 땅이 닿지 않았다.

그래서 헤엄을 치고 나오려 했는데 파도 때문에 점점 쓸려갔고 더군다나 애들이 앞에서 몰려오고 있어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앞쪽에 있던 30명정도가 죽을 위험에 처하게 됐다. 서로 살려고 잡아끌고 누르고 그럴 때마다 점점 몸이 가라앉았다. 바다에 있던 한 명의 교관은 호각만 불어댔다.

뒤쪽에 있던 친구들이 서로 손을 연결해가면서 친구들을 구조해냈다. 미처 그렇게 구조돼지 못한 애들은 보트로 구조가 됐다. 하지만 나머지 5명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 안전장비는 없었다."

#학생 2="친구들 도움으로 물 밖으로 나와 인원점검을 했더니 5명이 없었다"

"보트를 타고 나갔다온 뒤 교관님의 지시하에 오와 열을 맞춰서 바다로 들어갔다. 보트 타고 나갔다 올때까진 아무 사고도 없었다.

교관님이 더 들어오라고 해서 나는 조금씩 조금씩 더 들어갔는데 갑자기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았다.

저를 포함해 물에 빠졌던 친구들은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서로 잡아당겼다. 정신 없던 상황에서 물에 있던 한 교관이 물에 안 빠진 아이들에게 물에 빠진 아이들을 잡아주라고 했다. 그때 친구의 도움으로 난 물밖으로 나왔다.

어느 정도 아이들이 물에서 나오고 줄서서 인원을 점검하니 맞지 않았다.

그래서 보트에 탔던 조끼리 모여서 자기 조에서 누가 현재 있나 없나 확인했는데 다시 반별로 모여서 재차 확인했다. 5명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교관은 한 아이에게 숙소에 있는지 확인하게 했다.

그래도 없자 그제야 해경을 불렀다. 그리고 얼마 지난 후 바다에 빠졌다가 상태가 안좋아진 몇몇 아이들을 보트에 태운 뒤 우리들은 보트를 들고 숙소 앞 운동장에서 아이들을 내렸다. 그리고 숙소로 가 샤워를 했다."

#학생3 = "물이 목에 차오를 때까지 교관님을 따라 계속 들어갔다. 어느 순간 갑자기 물에 잡겼고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

"처음엔 교관님을 따라서 계속 들어가고 있었고 또 훈련을 시키려고 한다고 생각했다.

물이 목까지 차오를 정도가 되자 어느 순간 갑자기 목에 잠겼고 아무 소리도 안 들리고 물소리만 들렸다.

숨을 쉬기 위해 위로 올라갔다 다시 몸이 내려갔다. 몇 차례 반복한 후에 (어떻게 구조됐는지 잘 모르겠지만) 친구 손을 잡고 나와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아직 여러 명(몇 명인지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이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손을 잡고 줄을 만들어 거의 어깨까지 목이 차는 정도에서 구할 수 있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팔을 잡아당겼다. 이것도 몇 명이나 줄을 만들어 구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몇 명은 우리가 구할 수 없을 정도로 멀리 있었고 내가 본 아이들은 보트 주위에 몇 명(3명?) 붙어있었다.

어떤 키큰 아이는 더 멀리서 머리만 내민 채 떠 있었다. 보트에 붙어있던 아이들은 조금 안심이 됐지만 멀리 있는 아이는 위험해보였는데 보트 위에서 물에 뜰 수 있게 뭔가를 던지길 기다렸다.

조금 오래 걸린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원래 그런 거겠지’하며 기다리다 주위 교관님들이 이제 물에서 나가 기다리란 소리를 듣고 나왔다."

#학생4="훈련이 끝나고 놀게 해주나보다라고 생각하고 웃으며 바다로 들어갔다."

"점심 먹기 전에 IBS 보트에 탑승하는 방법과 젓는 법, 진수, 접안 등을 배웠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고 깨보니 오후 2시30분이었다.

다같이 나가서 해변가로 이동해 1팀, 2팀으로 나눴다. 보트와 구명조끼가 제한돼있는 까닭에 2팀은 해변에 앉아쉬고 1팀 먼저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보트를 타고 바다에 나갔다가 무사히 해변에 돌아온 1팀은 2팀이 보트에 타 있는 동안 시간이 비었다. 그래서 교관이 우리를 줄맞춰 세우고 바다 쪽을 바라보며 “앞으로 3보”를 반복했다.

그때 우리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있었고 교관도 겨우 1~3명 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아 그냥 훈련도 다 끝났으니까 물에서 놀게 해주나보다’ 이런 생각으로 웃으며 들어갔다.

그런데 물이 생각보다 훨씬 급격히 깊어졌고 조류 때문에 몸이 점점 바닷가쪽으로 밀렸다.

키가 큰 편인 나는 까치발로 서 있다가 ‘아 이거 빠질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어렸을 때 배운 수영을 해서 바닷가로 나올 수 있었다.

내가 나왔을 때 아직 바다에는 많은 학생이 있었고 내가 생각하기에 그 친구들은 명백히 물에 빠진 것 같아 보였다.

그런데도 교관은 별로 진지해보이는 기색 없이 계속 나오라고 소리만 쳤다.

상황이 조금 심각해지는 것 같으니까 보트가 와서 머리를 물 밖으로 내밀고 있던 몇몇 친구들을 구했다.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줄을 서서 인원파악을 해보니 몇몇 친구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부터 상황이 심각해져 해양경찰이 오고 우리는 우선 내무반으로 향했다."

#학생5="아이들이 서로를 구하는 사이에 교관은 호루라기만 불었다."

"점심 먹고 방에 들어와서 한숨 자고 2시30분쯤 일어나 바닷가로 나갔다. 바닷가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조금 놀았다.

우리 중 아예 물에 못 들어가는 애들 빼고 두팀으로 나눠 첫 팀이 우선 구명조끼를 입고 보트를 타러 갔고 나머지는 그냥 놀았다.

처음 보트를 탄 80명이 보트에서 내리고 구명조끼를 벗어서 보트에 놓고 내려왔다. 그 뒤에 나머지 80명이 그 구명조끼를 입고 보트를 타러 갔다.

처음 보트에 탄 애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고 교관의 지시에 따라 바닷가로 갔다.

교관 한명이 80명을 이끌고 바다로 들어갔다. 정신이 없었다. 그 상태로 계속 갔다.

처음에는 발이 땅에 닿았는데 물이 거의 얼굴 전체를 덮을 정도였지만 파도 때문이었는지 계속 들어가셨다.

또 처음에는 물속에 잠겨서 10~15cm만 내려가면 땅에 닿았는데 점점 발이 땅에 닿을 수 없을 정도의 깊이까지 되었고 그때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그리고 아이들 모두 다 허둥지둥 댔다. 80명중에 뒤에 40명 정도는 애들이 빠지는 걸 보고 나와서 빠진 40명을 도와줬다.

서로 나가려고 막 서로를 눌렀다. 계속 그러다가 아이들이 구해줬다. 교관은 몇 명 못 구하고 호루라기만 불었다.

나도 물에서 구해진 뒤로는 잘 모르겠는데 나와서 보니까 아직도 몇 명 못 구하고 긴급구조보트가 와서 바다에 있던 5명을 다 구했다.

그런데 나와서 인원파악을 했는데 5명이 없었다."

태안=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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