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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정전 60주년을 맞는 올해 고국에서는 여야간의 설전(舌戰)이 그치지 않고 있다. 화약고는 고(故)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김정일 당시 북한주석과의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해 밝힌 발언의 진위여부. 당시 정상회담 회의록을 국정원이 전격적으로 공개하면서, 정국경색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이를 지켜보는 캐나다동포사회의 반응도 뜨겁다. “(노대통령의 발언은) 말도 안 되는 일”에서부터 “정보기관이 개입된 식상한 정치공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운규(가명/토론토)씨는 “동포들 사이에서도 정치적 견해에 따라 노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평가가 크게 갈리고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 NLL(북방한계선)을 포기하는 발언을 했는가

이번 논란의 초미의 핵심은 과연 정상회담 당시 노대통령이 김정일과의 대화에서 53년 한국전 정전과 더불어 유엔사령부에 의해 설정된 북방한계선을 포기하는 발언을 했는가의 여부다. 

현재까지 국정원에 의해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의 전문을 보면 일단은 노대통령의 입에서 직접적으로 ‘북방한계선을 포기하겠다’라고 천명한 구절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영욱(가명/토론토)씨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여당 측에서 주장하던 북방한계선 포기발언은 와전 된 것 같다”면서 “정부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대통령의 발언이 쉽게 진화되지 않는 이유는 “북방한계선과 해상경계선 사이의 수로를 공동어로수역과 평화협력지대를 설정하자”는 김정일의 제안에 “나는 위원장님과 의견이 같다”라며 “NLL 의제가 군사회담에서 싸움의 빌미만 제공하고 있다. NLL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등 NLL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는 노대통령의 발언에 있다. 

직접적인 ‘NLL 포기’발언이 없었더라도 문맥상으로 보면 99년 6월의 연평교전 이후 9월에 한국의 북방한계선보다 더 아래인 해상경계선을 일방적으로 선포하며, 북방한계선의 무력화를 시도한 북측의 의도에 노대통령이 동의하면서 실질적으로 북방한계선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노원석(가명/토론토)씨는 “말도 안되는 일이다. 도저히 대한민국의 군 통수권자로서 할 수 없는 발언”이라면서 “이러한 노대통령의 발언은 연평해전을 포함, 북방한계선을 지키다 산화한 많은 국군장병의 희생과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현욱(가명/토론토)씨도 “국가의 영토는 국민전체의 소유물로, 대통령 개인이 협상과정에서 흥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품위를 손상시켰는가

녹취록에서 나타난 노대통령의 김정일과의 대화방식도 정상회담의 내용만큼이나 논란이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영원(가명/토론토)씨는 “언론에서 접한 녹취록의 전문을 보니 정상회담 내내 노대통령이 김정일에게 저자세로 일관한 것 같다”면서 “이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의 품위와 국민의 자존심을 떨어뜨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성애(가명/미시사가)씨도 “아무리 북측에서 협상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노대통령이 김정일에 끌려 다닌 느낌을 받았다”라며 노대통령의 협상과정에서의 태도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한 고도의 협상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지원(29/오로라)씨는 “(노대통령이 저자세를 보인 것은) 협상과정에서 상대방으로부터 더 많이 얻어내기 위해 일반인들도 하는 자연스런 행동”이라며 “소탈했던 노대통령 스타일을 감안하면 저자세로 보기는 힘들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하고 있는가, 바람직한가

국군통수권자로서, 대통령으로서 노대통령의 행동이 적절했는가 여부와 더불어 이번 논란의 다른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국정원의 정상회담공개의 적절성이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왜곡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회의록을 공개했다고 당위성을 역설했지만 민감한 정상회담 내용을 공개하면서 고도의 정치행위를 하고 있는 국정원의 행보에 대한 시선도 따갑다.

민주포럼의 김연수회장은 “국정원이 정치개입의혹으로 추궁을 받고 있는 시점에 국정원장이 일방적으로 녹취록을 공개한 것을 우연의 일치라고 믿기에는 너무도 시점이 절묘하다”라며 녹취록 공개 시점과 배경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김회장은 이와 함께 “특히 국정원측에서 정상회담의 전부를 공개하지는 않고 일부만, 그것도 (노대통령이 NLL을 포기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좋은 부분들만 편집하여 내보낸 것처럼 보인다”라고 이번 녹취록공개에 정치적인 의도가 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정상회담이 공개된 것 자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조영욱(가명/토론토)씨는 “국가원수들간의 비공개내용을 정보기관이 이렇게 전면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적절한 지 모르겠다”라며 “이런 선례는 국익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정상회담에서의 대통령의 자질논란과 국정원의 정치개입논란. 국가최고권력기관에 어울리지 않는, 어울려서는 안되는 수식어로 고국과 머나먼 이국 땅이 설전으로 뜨거워지고 있다. 그리고 생전에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던 노무현 대통령. 세상을 떠난 지 6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가 여전히 한국정치의 한복판에 여전히 서 있다. 

전경우 기자 
james@cktimes.net 


[출처 중앙일보: http://www.cktimes.net/board_read.asp?boardCode=board_society_politics&boardNumber=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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