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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고 만지고 나쁜 짓 했지만 전과22범 강모씨, 執猶로 나와

여전히 학생 참가자 모집 중 지자체장의 사전허가 받도록 법규 바꿨으나 11월에야 발효

현재로선 강씨 제재방법 없어


작년 7월 26일 초·중·고생 56명이 떠났던 H단체의 국토 대장정은 5일 만에 중단됐다. 전과 21범이었던 총대장 강모(56)씨가 참가학생을 폭행·성추행하고 욕설을 했기 때문이다. 참가학생들의 신고로 강씨는 구속됐고 강씨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국토 대장정 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이 빗발쳤다. 국회는 대책 마련에 나서, 국토 대장정 등 '이동·숙박형 청소년 활동'은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미리 계획서를 제출하고 허가를 받도록 '청소년 활동진흥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올해도 강씨는 오는 26일 출발을 목표로 또다시 국토 대장정 참가자를 모집 중인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지난 5월 개정된 법은 유예기간 6개월이 지나는 오는 11월 발효된다. 이 빈틈을 노려 강씨는 또 한 번 '위험한 국토 대장정'을 기획했고,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신청하려던 한 학부모는 "작년 일을 계기로 이제 그런 식의 국토 대장정은 없어졌다고 믿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씨는 작년 국토 대장정에서 아이들을 수차례 폭행했다. 바다에 들어가길 꺼리는 14세 남학생을 때렸고, 울릉도 성인봉 등반 도중 포기하려는 15세 여학생의 손목을 비틀고, 나뭇가지를 꺾어 만든 몽둥이로 엉덩이와 종아리를 때려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혔다. 17세 여학생의 가슴과 겨드랑이를 수차례 만지는 성추행까지 저질렀다. 당시 참가자들은 강씨가 여학생에게 '걷다 보면 더우니까 젖가리개(브래지어)를 벗고 가라'고 하는 등 성추행 발언도 했다고 전했다. 강씨는 폭행과 성추행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2일 본지 취재진과 만난 강씨는 "1심에선 경황이 없어 당했지만, 항소심에서 무죄를 입증할 것"이라며 자신이 새로 탐험대를 조직하는 게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씨가 국토 대장정에서 문제를 일으킨 건 한두 번이 아니었다. 1985년부터 청소년 대상 국토 대장정을 진행해 왔다는 강씨는 지난 1999년 겨울 행사에 참여한 8명의 학생이 동상(凍傷)을 입을 때까지 방치한 혐의로 금고 1년 형을 선고받았다. 2005년에는 무리한 행군을 강요당한 15세 여학생이 고관절에 심각한 부상을 당해 수술과 입원치료를 받았고, 결국 4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형사 고소당한 강씨는 징역 1년 2개월형을 선고받았고, 민사 소송에서도 1억7000만원 배상 판결을 받았지만 돈이 없다며 배상하지 않았다. 강씨는 "모두 법을 몰라서 당한 일일 뿐, 나의 잘못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작년 사건으로 전과 22범이 됐지만, 현행법상 강씨는 청소년을 상대로 국토 대장정 행사를 여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새로 마련된 법이 발효되는 11월 29일까지는 살인범이든 성폭력범이든 누구나 국토 대장정을 유치할 수 있다. 하루 10시간을 걷게 하든 15시간을 걷게 하든, 밥을 한 끼 주든 두 끼 주든, 남녀 혼숙(混宿)을 시키든 운영자 마음대로다. 사고에 대비한 보험 가입도 제대로 된 곳이 많지 않다.

올해 여름 열리는 국토 대장정 모두가 이런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관계 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 지난해 H단체의 국토 대장정에 아들을 참가시켰던 학부모 임모(45)씨는 "아이가 도중에 전화를 걸어 '제발 나 좀 집에 데려가 달라'며 울었을 때, 강씨가 출발 전 학부모들에게 일러준 대로 '당연히 힘든 것이니 참고 이겨내라'고만 해줬다"며 "돌아온 아이가 전한 참상을 듣고 쓰러질 뻔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엄마인 내게 배신감을 느끼고 말도 안 해 죄책감에 시달렸다"며 "당시에도 당연히 관리하는 정부기관이 있는 줄 알았는데 심지어 올해에도 아무 대책 없이 방치돼 있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조선닷컴 [박상기 기자]

조선닷컴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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