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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서보현·김수지기자] "오빠~ 우리 언제 한 번 나가서 밥먹어요."

여군 장교 A씨와 연예병사 B씨. 두 사람 모두 국방홍보원 소속이다. 상대를 부를 때는 계급을 사용하는 게 필수다. 하지만 A씨가 B씨를 부르는 호칭은 '오빠'. 물론 공적인 자리에서는 계급을 부르지만, 둘만 있으면 어느 순간 호칭이 '오빠'로 바뀐다.

또 다시, 연예병사 논란이 불거졌다. SBS-TV '현장21' 보도를 통해 연예병사의 복무위반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에도 규율위반 문제가 제기됐다. 실제로 연예병사들은 군인 신분에도 불구 사복 외출, 휴대폰 소지, 무단 이탈 등의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국방부에서 근무중인 한 직원은 "비 스캔들 이후 잠시 잠잠했을 뿐, 여전히 많은 특혜를 받고 있다"면서 "간부들이 사병의 눈치를 보는 이상, 연예병사는 군복 입은 연예인일 뿐이다"고 지적했다.

연예병사 논란. '디스패치'는 국방부에서 근무하는 익명의 관계자들을 통해 연예병사들의 현주소를 짚었다. 그들의 근무실태와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내부 분위기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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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인 A, 오전에는 회사 서류 결제"

연예병사는 연예 활동 경험을 살려 홍보지원대 업무를 수행을 하는 병사다. 당연히 군인신분이다. 군법에 따르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일부 병사의 근무 실상은 규율과 거리가 멀었다. 국방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홍보지원대 특별관리지침 역시 무용지물에 가까웠다.

우선 심야 회식과 음주는 비일비재하다. 특별 상황이 아니어도 관리자 허락만 있으면 가능하다. 이 경우 사복을 입거나 휴대폰을 소지하기도 한다. 군인복무규율 9조, 국방부 SNS 활용 행동강령 위반이지만 간부의 제재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외출, 외박, 포상 휴가도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포상휴가는 공연 횟수가 아닌 성실한 군생활이 기준'이라고 지침되어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휴가가 필요하면 지방 공연을 자청한다. 간부가 직접 나서서 포상휴가를 받아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복무 중에 경제 활동을 병행한 사례도 있었다. 규정상 군인은 별개로 직장 생활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사업체를 운영하는 연예병사 A씨는 홍보원 앞으로 직원을 불렀다. 관계자는 "A씨 회사 직원이 아침마다 결제 서류를 들고 홍보원 앞으로 찾아왔다. 결제를 받기위해서였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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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여장교, 사병에게 오빠라 불러"

첫 단추부터 꼬인 셈이다. 취재 결과 선발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 홍보대와 연예병사는 군대와 군인의 관계가 아니었다. 마치 기획사와 스타처럼 갑과 을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국방부가 연예인에게 지원을 부탁하고, 연예인은 근무 조건을 내세우는 식이다. 

한 연예병사 소속사 관계자는 "사실 연예인도 연예병사를 꺼린다. 온갖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해야하기 때문"이라며 "이때 군에서는 외출과 외박, 휴가 등의 조건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지방공연 전후로 외박을 붙여주는 식이다"고 귀띔했다.

군인이 아닌 연예인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문제다. 특히 호칭문제는 심각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여군장교가 연예병사에게 오빠라고 부르는 걸 본 적이 있다"며 "가령 둘이 있을 때 '누구 오빠, 따로 밥 한 번 먹어요'하는 식이다. 위계란 게 잡힐 수 없다"고 전했다.

게다가 연예병사 끼리는 형동생으로 지냈다. 공식석상 외에서는 직급이 아닌 형동생으로 통한다. "몇 년 전부터 연예병사끼리 형동생으로 부르더라"면서 "군대에서 형동생이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군 질서가 엉망이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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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섭외, 잔치, 미팅, 연예병사는 나의 힘"

연예병사의 복무태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비밀리에 이루어지는 일들도 아니다. 수 년간 반복됐고, 지금은 일상이 됐다. 국방홍보원 내부에서도 이미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처벌을 하더라도 솜방망이다.

홍보원 내 한 관계자는 "2~3년전 연예병사들의 무단외출이 심해지자 징계를 내린 적이 있다"면서 "당시 무명 팝페라 가수만 적발됐다. 톱스타들은 빠져나갔고,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역시 계급이 아닌 인기가 우선순위였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규제를 가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그들의 필요 때문이다. 군행사 관계자는 "연예병사가 나서면 걸그룹도 쉽게 섭외된다"면서 "게다가 연예병사가 제대한 후도 생각해야 한다. 나중에 다시 부르려면 있을 때 잘해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가족 행사에 부르는 간부도 있다는 후문. 한 연예병사 출신 매니저는 "주말이면 간부 개인 경조사에 불려다닌다. 딸이 팬이라며 식사 자리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면서 "연예병사를 이런 개인적인 일에 이용하고 대신 외출 외박 휴가를 남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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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병사 폐지, 국방부의 미션 임파서블"

현재 국방부는 국방홍보원 연예병사 16명 전원 조사에 착수했다. 근무태만 및 군법 위반 등 여부를 다룰 예정이다. 그중에서 최근 문제가 된 7명은 군 형법 및 군 인사법 등에 따라 최소 근신에서 계급 강등, 입창(영창) 휴가 제한, 경고 등을 받을 전망이다.

연예병사 뿐 아니라 홍보원 담당자에 대한 징계도 예고했다. 위용섭 공보담당관(육군대령)은 지난 26일 오전 "연예병사 개인의 잘못도 있지만 관리문제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사실 관계를 확인해 국방홍보원 담당자에게 엄중 조치를 내릴 계획이다"라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특별 감사 결과에 따라 연예병사 폐지까지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연예병사는 필요에 의해 생긴 제도다"며 "이번 일이 연예병사 일부만 해당되는 것인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 전반적인 분위기인지 재평가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특히 폐지설에 대해서는 고개를 흔들었다. 한 관계자는 "사실 연예병사를 가장 필요로 하는 건 국방부"라면서 "장병의 사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위세를 위해서 필요하다. 절대 없애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사진=디스패치 DB, SBS '현장21'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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