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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원화가치가 '버냉키 충격'으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올해 안에 자국의 양적완화에서 벗어나는 '출구전략'에 나설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외환시장에선 미국 출구전략이 달러화 강세(원화 약세)를 유도,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상승 기류를 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환율이 어디까지 오를지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일단 전 고점(달러당 1,145.3원)을 돌파하는지가 관심사다.

◇원·달러 환율, 단숨에 1,140원대로 올라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원·달러 환율은 버냉키 의장의 출구전략 발언을 기다렸다는 듯이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개장과 동시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2원 올라 장 초반 13원 넘게 뛰었다.

외환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 이유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예상보다 강도가 셌기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출구전략의 시기를 못박았다.

이에 따라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더이상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되면서 미국의 국채금리가 올라갔고 달러화는 전 세계 모든 통화에 대비해 강세를 보였다.

이런 여파가 국내 외환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특히 자본 유출입이 쉬운 우리나라의 특성상 채권과 주식의 급락은 원·달러 환율을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그동안 마땅한 재료가 없던 가운데 대형 이벤트가 생기니 시장 참가자들이 일제히 달러화 매수로 쏠리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같은 환율 급등세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진정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어느 정도는 예상된 현상"이라며 "오전 중에는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철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외환시장2.jpg


실제로 환율은 오전 9시3분께 달러당 1,144원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낮아져 오전 10시 현재 1,141~1,142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외화자금 조달 악영향 우려도

버냉키 의장의 발언으로 미뤄 미국의 출구전략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며, 이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도 당분간 추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시장의 관심은 환율이 과연 어느 수준까지 오를지에 쏠렸다.

이진우 농협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장중 고점인 달러당 1,145.3원(4월9일)을 상향 돌파하는지가 1차 관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로선 고점을 앞두고 쏟아지는 수출업체의 네고(달러화 매도) 물량을 고려하더라도 조만간 고점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센터장은 "일단 관문이 뚫리면 지금 분위기로는 달러당 1,175~1,185원까지 오를 가능성도 열어놔야 할 것"이라며 "그 시기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의 급등락을 경계하는 당국의 개입 가능성과 고점에 대한 심리적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1차 저항선인 달러당 1,145.3원 근처에서 당국이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강한 자금유출부터 약한 유출·입까지 상황에 따른 대책을 이미 마련해뒀다"면서도 조치의 내용과 강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외환시장의 움직임과 맞물려 외화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가 발행하는 외화채권의 가산금리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 연구원은 "외화유동성 확보에 우선 힘을 기울여야 한다"며 "외국인이 투자한 국내 채권의 만기가 언제 돌아오는지 등을 잘 살펴 차환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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