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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통.jpg


[평범한 남자들의 비범한 변신]

'패션 좀 아는' 후배의 한마디 "차장님 바지통 줄여보시죠"

"배 나온 내가 어울리겠어?" 1년 뒤 별명 '이탈리아 신사'

비호감 모범생·레게 스타일도 작은 변화 줬더니 패셔니스타


LG패션 이상호(40) 차장은 요즘 "혹시 바람났느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 불과 1년 만에 전혀 다른 사람이 됐기 때문이다. 작년가을까지만 해도 그는 통이 넓고 헐렁한 면바지에 넉넉한 피케 셔츠를 입고 다니는 전형적인 '아저씨'였다. 신발은 대개 낡은 운동화였고, 시커먼 발가락 양말을 자주 신었다.

그랬던 그가 작년겨울부터 천천히 옷을 하나둘 바꾸더니 이젠 아예 '이탈리아 신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씨는 이제 여밈 단추가 두 줄로 달린 재킷(double breasted)에 발목으로 내려오면서 점점 좁아지는 아이보리색 면바지, 줄무늬 색깔 양말과 머플러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소화해낸다. 어떻게 사람이 1년 만에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을까? 이씨는 "이게 다 선생님을 잘 만난 덕분"이라며 싱긋 웃었다.

후배 덕에 '이탈리아 신사' 되다

이 차장의 '선생님'은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아니다. 같은 회사 후배 지승렬(30)씨다. 지씨는 '디테일런스(detailance.com)'라는 패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지씨는 "살을 빼거나 얼굴을 공들여 가꿀 필요도 없다. 누구나 옷을 조금만 다르게 입으면 훨씬 멋져 보인다. 그래서 차장님을 볼 때마다 '바지통이라도 줄여 입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끈질긴 설득 끝에 차장님이 넘어왔다"며 웃었다.

 

시작부터 쉬웠던 건 아니다. 이 차장은 "처음엔 얘가 자꾸 왜 이러나 싶었다"고 했다. "'나처럼 배 나온 아저씨가 그런 옷이 어울리겠니?'라고도 했죠."

마침 회사 직원 세일이 열렸다. '재킷 하나 살까' 고민하는 이 차장에게 지씨가 속삭였다. "재킷 사시는 김에 착장을 아예 한번 바꿔보세요. 제가 봐 드릴게요. 입어보시고 정 마음에 안 드시면 다시 바꾸세요."

재킷을 샀고, 난생처음 정장 전문 수선 집에 옷을 맡겼다. 소매 길이와 허리선을 몸에 꼭 맞게 고쳤다. 바지도 수선 집에 맡겼다. 펄럭이던 바지통을 몸에 맞게 줄이고, 구두를 다 덮던 바지 밑단을 발목에 맞춰 잘라냈다. 이씨는 "이때부터 기적이 시작됐다"고 했다. "보는 사람마다 '살 빠졌느냐'고 묻는 거예요. 예전 스타일로는 돌아가려야 돌아갈 수가 없더군요!" (웃음)


바지통2.jpg 모범생과 레게 패션 사진가…나만의 패션을 찾다


 

지씨의 두 번째 컨설팅 상대는 친구인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호수(30)씨였다. 김씨는 "아무래도 방송 일을 하려면 나만의 개성을 살린 스타일을 찾아야 할 것 같았다. 평범하고 뻔한 정장을 벗어나고 싶어 승렬씨와 상의했다"고 했다.

예산은 100만원. 20여만원을 들여 아웃렛 매장에서 양복 한 벌을 샀고, 양복의 바지통과 밑단을 전문 수선 집에서 고쳤다. 10여만원을 들여 셔츠 한 장을 맞추고, 40만원을 들여 구두를 샀다. 나머지 돈으로는 화려한 넥타이 몇 개를 샀다. 김씨는 "비용 대비 효과가 정말 놀라웠다"고 했다.

사진가 전명진(30)씨도 지씨의 컨설팅으로 거듭났다. 전씨는 원래 옷을 자유자재로 잘 입는 남자였다. 하지만 고객과 미팅할 일이 많아지면서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이 민망해졌다고 했다. 지씨는 "전씨의 직업적 특성을 살리면서도 단정한 느낌을 더하기 위해 적당한 재킷을 찾았고, 이를 몸에 맞게 수선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전씨는 "아이언맨의 수트를 찾은 기분"이라고 했다. "옷 한 벌로 자신감을 찾았어요. 이 작은 마법을 다른 사람에게도 나눠주고 싶네요." (웃음)

[패션블로거 지승렬씨의 '한 끗 차이']

― 바지통만 줄여도 날씬해 보인다.

― 재킷을 맞게 입으면 젊어 보인다.

― 넥타이와 양말을 화사하게 바꾸면 금상첨화.

― '생긴 대로 논다'는 말은 진리다. 옷이 달라지면 삶도 달라진다.

 

조선닷컴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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