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14 20:06

오케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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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구씨는 귀가 먹은 것도 아닌데 하도 남의 말귀를 잘 못 알아먹어 ‘말귀’라는 별명이 붙었다. 

말구 씨가 학창시절 말귀를 엉뚱하게 알아먹어 벌인 촌극은 배꼽을 빠지게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말귀 씨는 군대에서는 ‘고문관’ 타이틀이 붙었으며, 

직장 생활때는 돌대가리라는 뜻에서 ‘아인쉬타인’(Ein Stein = One Stone)이라는 제법 그럴 듯한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한국말도 엉뚱하게 알아먹어 고생깨나 한 말귀 씨가 캐나다에서 겪는 영어 해프닝은 가관이다. 

어느날 중국 레스토랑에 가서 가족과 식사를 한 후 계산서를 달라고 영어로                    

“비이~ㄹ 플리이즈”(계산서 주세요) 했다가 

“노 비어”(맥주 없어요)라는 답변을 받고 당황한 일이 있다.                                                                  


그 뿐이 아니다. 포도주를 사러 LCBO에 들렀는데 건장한 체구의 흑인 남성 캐쉬어가                          

“하우 올드 아유 투데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너무 놀라서 속으로 ‘아니! 이럴 수가.. 내가 18세인지 아닌지 헷갈려서 나이를 다 물어보다니. 

캬~’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몇살이라고 해야 하나 잠시 고민한 끝에 이렇게 대답했다.                                                                                                       

“포티~”(40살이야)  ㅋㅎㅎㅎㅎ.   

사오정이 따로 없었다. 말귀 씨는 40대 중반이 넘었는데 넘 쑥스럽고 고마운 생각에 40살로 적당히 내려 말했던 것이다. 

그랬더니 그 흑인 캐쉬어가

 “푸하하하하하하~~  우훼훼훼훼훼~~!”

하면서 당장이라도 배꼽을 잡고 쓰러질듯이 자지러지게 웃는 것이었다. 


‘얘가 뭘 잘못 먹었나?’ 하는 마음으로 의아하게 쳐다보는 말귀 씨에게 흑인 다음과 같이 설명해 주었다.

흑인이 말한 영어는 “하우 올드 아유 투데이?”가 아니라 “하우 아 유 두잉 투데이?”였다는 것이었다. 

하도 흑인 특유의 발음으로 빠르게 말을 하니, 가뜩이나 말귀를 잘 못 알아먹는 말구씨 귀에는 나이를 물어보는 것으로 들릴 수 밖에…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면서 말구 씨는 영어에 주눅이 들기도 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엉터리 영어를 지껄이고 다녔다. 그래도 안하는 것 보다는 뭔가 의사소통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그러던 어느날 좌충우돌 말귀 씨가 캐나다에서 정말 알아먹기 힘든 영어와 마주쳤다. 캐네디언 회사에 들렀다가 용무를 마치고 나오는데 코쟁이 백인 캐네디언이 “오케바리”라고 말을 하는 것이었다. 말구 씨는 뭐라고 답을 해야 할 지 몰라 그저 바라만 보고 미소를 지어보이기만 했다.  ‘아니. 이게 뭔 소리여? 한국에서 자주 듣던 소린데 여기서도 그걸 쓰는 건가?’ 그는 “여보게 친구 지금 무슨 뜻으로 오케바리 했냐?”고 묻고 싶은데 도저히 용기가 나질 않았다. 알고는 싶은데 물어보면 분명 영어 리스닝에 중대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이실직고하는 기분이 들어서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았다. 여기 저기 수소문하고 자료도 찾아 보았더니 그럴 듯한 이론이 분분했다.                                                                                                             

- ‘결정’이란 의미를 지닌 일본어 "おきまり(오키마리)" 에서 온 것으로 이것이 와전되어 오케바리가 되었다고 한다. 즉 “오케바리”는 “좋아, 그러기로 결정했다"라는 뜻을 지녔다고 한다.

- 골프 경기 중 버디 찬스에서 공을 쳤는데 생각했던 대로 홀에 들어갔을 때 내는 감탄사인 “오케이 버디(Ok! Birdie)”가 캐네디언식 발음인 ‘오케이 버리’로 바뀐 것이라고 한다. 

– “오케이 어바웃 잇(OK about it)”을 빠르게 굴려서 발음하면 “오케바리”가 된다고 한다.            

– “오케이 버디(OK, buddy!)”가 "좋아, 친구야!" 또는 "동감이야, 친구!"라는 의미로 쓰인다.


말귀 못 알아먹는 것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말구 씨는 오케바리를 “오케이 빨리”로 제멋대로 해석한다.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여기에 적용된다. 아전인수로 볼 수도 있지만, 아무튼 세상 만사 긍정적으로 보려는 말구 씨의 태도는 어쩌면 우리가 본받아야 할 것 같다.

ok_buddy-3.jpgok_buddy-1.jpgok_buddy-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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