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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세계일보
경제·교육수준 높아진 부모들 지식만 주입하는 교육에 실망

“대학보다 자신의 삶 창조 중요” 1만8000여명 집에서 가르쳐
중국 항저우(杭州)에 사는 류루쑹(劉如松·15)은 이달 말 국제영어능력평가시험 아이엘츠(IELTS) 준비로 바쁘다. 그는 시험 후 홍콩 유학을 떠나 법학을 공부할 계획이다. 학수고대하던 이 순간까지 그는 남들이 걷지 않은 외로운 길을 걸어야 했다. 

학습능력이 뛰어나 월반을 거듭한 류루쑹은 10세 때인 2008년 또래보다 먼저 중학생이 됐다. 중학교에서 반에서 5등 안에 들 정도로 성적이 우수했지만 교사로부터 꾸지람을 듣는 날들이 많아졌다. 수업 중 교사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숙제도 잘 해오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풀이 죽은 아들을 걱정한 부모는 그를 직접 가르치기로 결심했다. 

선생님 역할에 나선 아버지 지도 아래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하루 8시간 이상 학습한 류루쑹은 2년여 만에 중·고교 과정을 마쳤다. 이후 저장(浙江)대의 특별배려로 캠퍼스 생활을 시작한 류루쑹은 올해 이 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중국에서 홈스쿨링(재택교육) 성공 사례로 꼽힌다.

중국에서 홈스쿨링 바람이 불고 있다. 

21세기교육연구소의 중국 홈스쿨링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1만8000여명이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 

경제·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정규학교교육 효과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면서 홈스쿨링이 늘고 있다. 보고서는 홈스쿨링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부모들의 교육관과 학교의 교육철학이 불일치하는 점을 든다. 홈스쿨링 가정 54%에서 이런 답이 나왔다. 

부모는 인성교육까지 기대하지만 많은 학생들을 관리하는 데 치중한 제도권 학교는 부모들의 희망에 부응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제도권 교육에서는 학업 진척이 매우 느린 데다 아이가 학교에서 존중받지 못한다는 것도 홈스쿨링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유다. 

21세기교육연구소는 홈스쿨링 흐름에 대해 “사회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부모의 교육철학과 세계관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부모들은 비용 대비 효율성 면에서도 홈스쿨링 효과가 월등하다고 주장한다. 한 명뿐인 자녀를 위해 교육투자를 아끼지 않는 중국 부모들은 양질의 교육을 위해 명문사립교를 찾아 연간 수천만원에 이르는 학비를 선뜻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지식교육에 치중하는 모습에 실망한 부모들은 학비를 홈스쿨링으로 돌린다. 이들은 대학입시까지 포기하는 위험을 감수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홈스쿨링의 장점으로 부모와 자녀 사이의 친밀감 형성과 정서 함양을 꼽는다. 또 홈스쿨링을 통해 아이들이 폭넓고 깊이 있는 지식도 쌓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21세기교육연구소는 “정규학교 졸업장이 없으면 대학입시에 응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한다. 류루쑹처럼 예외가 있지만 홈스쿨링은 정규학교가 아닌 까닭이다. 홈스쿨링을 받은 아이들은 친구 사귀기도 어려워 사회적 소양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는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누구나 대학에 가야 하는 것이냐”면서 “홈스쿨링의 핵심은 자신의 삶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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