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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세계일보
“학생·교직원 공포… 수업 방해, 극단 혐오 헤이트 스피치 해당”

법원, 유엔조약 적극 인용 촉각… 아베정부 규제법 미제정과 대조

잇단 반한시위 제동 걸릴지 주목
일본 법원이 특정 민족이나 인종 등을 겨냥한 극단적 혐오 표현인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 시위를 ‘인종차별’로 규정하고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재일동포를 주요 대상으로 하는 헤이트 스피치를 둘러싼 소송과 관련해 일본 사법부 판결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판결로 도쿄와 오사카 등에서 벌어지는 반한 시위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교토(京都) 지방법원은 7일 ‘학교법인 교토 조선학원’이 학교 주변에서 반한 시위를 벌인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재특회)와 회원 9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재특회의 가두 활동은 인종차별에 해당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재특회에 1200여만엔의 배상과 학교 주변 반경 200m 이내 가두선전 금지를 명령했다.

하시즈메 히토시(橋詰均) 재판장은 “재특회의 가두선전 활동은 현저히 모욕적·차별적인 발언을 수반한 것으로 학생과 교직원이 공포를 느끼고 평온한 수업이 방해를 받았다”면서 “유엔 인종차별철폐조약이 금지하는 인종차별에 해당하는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그는 “재특회 행동은 재일조선인에 대한 차별의식을 호소하려는 의도가 있어 인종차별과 헤이트 스피치에 해당한다”면서 “위법성이 있고, 인종차별 행위에 대한 보호 및 구제조치를 위해 (배상액은) 고액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교토지법은 아베 신조(安倍晉三) 정부가 유엔 인종차별철폐조약에 가입하고도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헤이트 스피치 규제 법안을 제정하지 않은 것과 달리 조약을 적극 인용했다. 법원은 ‘인종차별에 대한 효과적인 구제조치를 확보하라’는 조약 제6조에 따라 거액의 손해배상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시위 벌이는 ‘재특회’ 일본 극우단체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재특회) 회원 등이 지난 3월31일 오사카 한인 밀집지역에서 욱일승천기를 들고 반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재특회 회원들은 2009년 12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교토시의 조선 제1초급학교(현 교토 조선초급학교) 주변에서 확성기로 “스파이의 아이들” “한반도로 돌아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헤이트 시피치 시위를 벌였다.

‘교토 조선학원’은 이에 2010년 6월 조선학교 주변에서 가두시위 등을 벌여 수업을 방해하고 민족교육을 침해했다며 재특회 등을 상대로 가두선전 금지와 3000만엔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교토 조선학원의 손지정(孫智正) 이사장은 판결 직후 “차별에 굴복하지 않고 교육에 전력을 기울여온 관계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판결”이라면서 “헤이트 스피치를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재특회의 야기 야스히로(八木康洋) 부회장은 “우리 행위가 정당하다고 인정받지 못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재특회 측의 도쿠나가 신이치(德永信一) 변호사는 “민족차별을 이유로 표현의 자유와 언론 자유가 봉쇄되는 것은 본말전도”라고 반발했다. 

재특회는 그동안 한인상가 등이 밀집해 있는 도쿄 신오쿠보(新大久保)와 오사카(大阪) 등지에서 헤이트 스피치를 연호하면서 반한 시위를 주도해 왔다. 본부는 도쿄에 있으며 회원 수는 1만3800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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