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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천 복숭아밭 송유관 기름 유출 현장. |경북지방경찰청 제공 |
밭에 매설된 송유관을 뚫어 휘발유를 훔치려던 50대가 화상을 입고 쓰러지는 바람에 경찰에 붙잡혔다.
2일 오전 4시46분쯤 경북 영천시 대창면 조곡리의 한 복숭아밭 주변에서 석유 냄새가 난다는 주민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가로·세로 각 1m, 깊이 1.5m 가량의 웅덩이에서 휘발유가 유출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또 웅덩이에서 7m 가량 떨어진 곳에서 박모씨(52·대구)가 화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 병원으로 옮겼다. 박씨는 등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주변에서는 삽과 용접기, 드릴, 호스, 라이터, 담배꽁초 등도 발견됐다.
경찰은 박씨가 공범과 함께 1.5m 정도의 깊이에 매설된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훔치려다 화상을 입은 것으로 보고 인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대한송유관공사는 사고 직후 직경 600㎜인 송유관 밸브를 차단했지만 관속에 남아있던 휘발유가 이날 오후까지 밭 고랑으로 유출됐다. 영천시와 소방서 공무원들은 대한송유관공사 직원들과 밭 주변에 여러 개의 구덩이를 파서 유출된 기름을 모아 회수하는 등 긴급방제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유출된 휘발유가 수천ℓ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영천시 관계자는 “200여m 가량 떨어진 곳에 소하천이 있으나 방제작업으로 기름이 하천까지 유출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최슬기 기자 skcho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