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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세계일보
2020년 자율주행차 시대 열린다
“횡단보도에선 차가 무조건 섭니다. 보행자가 그냥 지나가라고 손짓해도 이를 인지하고 반응하진 못합니다.”

메르세데스-벤츠 디터 제체 회장은 9월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100㎞ 자율주행에 성공한 S500의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를 소개하면서 “완벽한 자율주행에는 몇가지 장벽이 있다”고 말했다. 도심과 시골, 정체구간, 횡단보도 등을 완벽하게 감지해 반응하지만, 도로 위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상황까지 제어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 벤츠처럼 2020년 100%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장담한 닛산은 최근 공공도로를 달릴 수 있는 일본 정부의 제한적인 허가를 받았다. 현대자동차도 ‘2013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시간과 공간을 횡단하는 자동차 문화의 신르네상스로 ‘운전자 조작없이 스스로 주변도로 상황을 인식하면서 목적지를 찾아가는’ 스마트카를 꼽았다. 수년 전 ‘먼 미래’였던 전기차가 이제 ‘현실’이듯, 주요 양산차업체들이 7년후 출시를 장담한 자율주행차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봤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27년 전 창업자의 부인이 세계 첫 자동차인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타고 장거리 주행한 도심, 시외지역 구간을 자율주행하는 데 최근 성공했다.
◆‘운전보조 기능’이 자율주행 기술로


30일 업계에 따르면 자율주행에 근접한 상당수 기술은 이미 양산차에 적용되고 있다. 2010년부터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AVC)를 열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21세기 자동차 기술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자율 주행차를 꼽고 있다. 기아차 K9은 스마트폰의 별도 애플리케이션으로 원격시동 후 원하는 온도로 설정할 수 있고, 원격으로 문 열림과 잠김 등 도어 제어도 가능하며, 주차 위치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 더 뉴 아반떼에는 국내 최초로 직각주차 기능을 더한 ‘어드밴스드 주차조향 보조시스템’이 탑재됐다.

BMW는 차량의 주행 정보를 저장한 뒤 자동 주행하는 ‘트랙트레이너’와 운전자가 심장발작 등으로 운전하기 힘들 때 차가 스스로 주변 차량을 피해가며 차선을 변경해 갓길로 이동하고 구조연락을 취하는 ‘비상 정지 보조’ 기능 등을 기반으로 한 최첨단 드라이버 시스템 ‘코파일럿’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고속도로 교차로에서 스스로 노선 변경이 가능한 수준까지 이르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운전 중 위험사항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주행보조시스템을 1998년부터 S클래스에 적용하고 있고, 신형 S클래스와 E클래스에는 실시간으로 주변 차량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스테레오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포드도 기존 차량에 탑재된 센서들을 활용해 정체지역에서 자동 운전으로 운전자 피로를 줄여주는 ‘트래픽 잼 어시스트’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레이더와 카메라를 이용해 앞 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은 전 차종에 적용됐다.

2020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장담한 일본 닛산은 최근 정부로부터 리프의 공공도로 운행을 허가하는 번호판 ‘20-20’을 받았다.
폴크스바겐도 ACC를 투아렉 등 일부 모델에 적용하고 있고, 티구안에는 자동주차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시속 30㎞ 이하 주행시 앞차와의 간격이 추돌 위험 수준에 이르면 차량을 멈추는 ‘긴급 자동제어 시스템’은 투아렉 일부 모델에 적용됐다.

볼보자동차는 최근 차량이 스스로 빈 공간을 찾아 주차하고, 운전자가 호출하면 하차한 장소를 찾아오는 무인 자동주차 기술을 선보였다. 닛산은 공용 도로의 환경을 실제처럼 재구성한 일본의 자율주행 전문 시험장에서 전기차 리프(LEAF)를 자율주행차로 개발하고 있고, 도요타는 여러 차량과 운전자, 도로사정 등 인프라 정보를 수집해 교통사고를 방지하는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성능시험장을 일본에 열었다. 캐딜락도 ACC, 전방 충돌 경고, 차선 이탈 경고 등의 기능을 2013년형 ATS 럭셔리 세단에 일부 적용했다.

볼보자동차는 차량이 스스로 빈 공간을 찾아 주차하고, 운전자가 호출하면 하차한 장소를 찾아오는 기술을 최근 선보였다. 사진은 최근 성공한 고속도로 자율주행 이미지.
◆‘법’과 ‘소비자’… 풀어야 할 과제

자율주행 기술이 완벽해져도 넘어야 할 장벽은 여전하다. 일단 소비자가 첨단기술에만 의지하는 걸 받아들일지가 문제다. 자동차 운행 중 한순간의 오작동 등이 큰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보험회사 첩(Chubb) 그룹 의뢰로 여론조사기관인 ORC 인터내셔널이 소비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 18%만 자율주행차를 사겠다고 밝혔다고 포브스가 전했다. 특히 응답자의 70%는 ‘자율주행차가 편하지 않다’고 했고, ‘사랑하는 가족 등을 자율주행차에 태워도 안심할 수 있다’고 답한 경우는 22%에 불과했다. 아직 ‘100% 자율주행’을 믿을 수 없다는 것. 대신 도로 위 위험상황을 피하게 해줄 첨단 기술에 대해서는 호의적이었다. 응답자 88%가 “‘차선이탈 방지’ 기능에 돈을 더 지불하겠다”고 했고, 77%는 “‘충돌경고 및 자동정지시스템에 돈을 쓰겠다”고 답했다. 70%는 차간거리 자동조절시스템인 ACC 기능에 돈을 쓰겠다고 했지만, 자동주차 기능에 돈을 쓰겠다는 응답자는 30%에 불과했다.

포드가 곧 상용화할 트래픽 잼 어시스트는 정체된 지역에서 자동운전으로 전환해 운전자 피로를 줄여준다.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차가 도로 위를 달릴 수 있는지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전세계 모든 국가는 ‘운전자가 제어하는’ 차를 기준으로 관련법을 제정하고 있다. 미국와 유럽 등 대다수 자율주행차 개발업체들은 공공도로에서 주행할 수 있는 임시 허가를 받아 개발에 나서고 있다. 보쉬그룹의 디어크 호하이젤 전장·카 멀티미디어 사업부 회장은 “무인자동차라서 기술에 대한 신뢰가 완벽해야 하는데 지금의 운전자들에게는 좀 어려울 것 같다”며 “현재 자율주행차에 대한 법적 근거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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