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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전씨쪽 수사기록 공개 거부

재산은닉 조력자 이경로·조카·처남 부인 등 4명 역할 담겨

“검찰 공익보도 외면” 비판 일어…‘한겨레’ 행정소송 내기로


전두환(82) 전 대통령과 그의 비자금 형성·관리에 도움을 준 ‘대표 조력자’ 4명이 모두 ‘2004년 전재용씨 조세포탈 사건 수사기록’ 공개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검찰에 밝혔다. 수사기록 공개를 적극 검토하던 검찰 앞을 막아선 것이다. 이들은 왜, 전재용씨의 조세포탈 사건 검찰 수사기록을 감추려는 것일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004년 대기업을 수사하다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49)씨의 수상한 돈 흐름을 포착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조세포탈)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액면가 73억5500만원 규모의 채권이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라고 판단했지만, 재용씨는 1987년에 받은 결혼축의금을 외할아버지(전 전 대통령 장인)인 이규동 전 대한노인회장이 불려서 돌려준 돈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07년 6월 서울고법은 파기환송심에서 재용씨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28억원의 확정판결을 내렸다.

수사기록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 탄생·관리의 비밀’이 많이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비자금 형성 및 관리 조력자’들이다.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1993년 이후 많은 사람이 전 전 대통령의 재산 은닉을 도왔다. 채권 전문가 이경로(56) 전 대한생명(한화 계열) 부사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1995~1996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내란·뇌물죄 수사 때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제일증권 채권부장이던 이 전 부사장은 제일증권 가짜 직원의 명의로 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를 개설해줬다. 이처럼 비자금 관리에 깊이 개입한 그는 2004년 검찰 수사 때도 핵심 피의자로 조사받았다.

지난해 서울 강남경찰서가 체포했다 풀어준 전 전 대통령의 조카 조일천(56)씨의 진술에도 비자금의 진실이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씨는 1996년 검찰 수사에서 자신의 처가 쪽 친인척 개인정보를 모아 차명계좌 개설에 쓸 수 있도록 전 전 대통령 쪽에 전달했음을 시인했다.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62)씨의 부인이자 ‘공아줌마’(5공화국의 자금을 관리한다는 뜻으로 붙여진 별명), ‘5공녀’로 불리는 홍정녀씨의 진술 내용도 공익적 가치가 클 것으로 보인다. 홍씨는 2004년 검찰 수사에서 자신의 채권 매입 금융계좌에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100만원이 섞여 있음을 시인했다. ‘전 청와대 재무관’으로만 알려진 장해석씨가 국내에 거주하는 사실도 정보공개 청구 과정에서 드러났다. 전재용씨 판결문을 보면, 장씨는 전 전 대통령의 지시로 차명계좌를 관리한 사실을 언급했다. <한겨레>는 장씨의 소재를 전혀 알 수 없는 탓에 ‘잊지 말자 전두환 사전 1.0’에서 장씨에 관한 정보를 독자들에게 요청한 바 있다.

<한겨레>는 검찰의 비공개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내기로 했다. 유죄의 확정판결을 통해 전 전 대통령 비자금으로 드러난 73억5500만원 채권과 관련한 사실관계 등 수사기록 내용이 공익적 보도의 대상이어서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의 전진한 소장은 “국민 세금으로 들어와야 할 미납 추징금을 감안하면, 전재용씨와 사건 관련자들을 지켜줘야 할 실체적 이익보다 국민을 보호해야 할 공익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한겨레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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