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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박동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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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 투수 임창용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사내' 임창용(시카고 컵스, 37)을 향한 미국 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9월 8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전에 7회 초 등판한 임창용은 ⅔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가 끝난 뒤 임창용은 "빅리그 데뷔전이라, 나도 모르게 긴장했는지 제구가 좋지 않았다"며 "다만, 속구가 93마일(시속 150km, 구단 측 자료) 정도 나와 속구 구속은 그리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임창용의 말대로 데뷔전 투구는 '좋지 않았던 면'과 '좋은 점'이 공존했다. 좋지 않았던 점은 역시 제구였다. 임창용이 던진 14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7개였다. 절반은 볼이었다. 특히나 스트라이크 존을 한참 벗어나는 공이 많았다. 경기 종료 후 데일 스웨임 컵스 감독이 "임창용의 제구가 좋지 못했다"고 평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좋았던 점은 속구 구위였다. 9일 리글리 필드 기자실에서 만난 컵스 담당 기자들은 "예상했던 것보다 임창용의 속구 무브먼트가 좋고, 구속도 빠르게 느껴졌다"며 "볼이 많았지만, 임창용의 낮은 속구가 정상적으로 들어온다면 빅리그 타자 입장에선 매우 곤혹스런 공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구와 속구. 동전의 양면이다. 어느 한쪽만 치우쳐선 좋은 투수가 될 수 없다. 중요한 건 대개의 감독은 속구보단 제구가 뛰어난 투수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투수가 루키면 말할 것도 없다. 가뜩이나 아직 풀타임 불펜요원으로 인정받지 못한 임창용은 어떻게든 감독 눈에 띄어야 하다. 그러려면 인상적인 제구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임창용 데뷔전과 관련한 스웨임 감독의 첫 번째 소감은 "제구가 좋지 않았다"는 코멘트였다. 무실점 데뷔전임에도 뒷맛이 개운치 않은 이유였다.

밀워키와의 데뷔전에서 아오키 노리치카에게 안타를 맞는 장면(동영상=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9일 밀워키전을 앞두고 스웨임 감독은 잠시 더그아웃 앞으로 나왔다. 이날 구장을 방문한 왕년의 마무리 투수 리 스미스와 악수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스미스가 오기 전 막간을 이용해 스웨임 감독에게 임창용의 투구와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스웨임 감독은 "누구라도 데뷔전은 떨리게 마련이다. 우리 모두 그런 경험이 있다. 임창용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입을 뗐다. 덧붙여 그는 "팀이 1점 차로 뒤지는 7회 등판하면서 임창용의 긴장과 부담이 가중됐을 것"이라며 "제구가 흔들린 건 투구 능력보단 그를 둘러싼 부담스런 경기 상황과 낯선 환경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스웨임 감독은 임창용의 데뷔전 제구 난조와 관련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눈치였다. 이유가 뭘까.

"임창용은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10경기 이상 등판(11경기)해 0점대 평균자책(0.79)을 기록한 투수다. 한국, 일본 프로야구에서 오랫동안 뛰며 풍부한 경험을 갖춘 선수이기도 하다. 여기다 한국과 일본 리그에서 뛸 때 제구가 좋은 투수였던 것으로 안다. 따라서 임창용의 제구 난조가 앞으로도 지속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스웨임 감독은 '좋지 않았던 점'보단 '좋았던 점'에 집중했다. 그는 "임창용의 속구 구위는 예상대로 좋았다. 공의 움직임도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등판횟수가 늘어날수록 더 위력적인 속구를 던질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기자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시카고 지역지의 베테랑 기자는 "임창용이 트리플A에서 마지막(1일)으로 투구하고서 5일 만에 마운드에 올라 실전감각이 떨어진 상태였다"며 "1사에 주자가 2명이나 나간 상황에서 긴장하지 않고, 병살타로 이닝을 마감한 건 아시아 최고의 마무리 출신다운 '현명한 투구'였다"고 평했다.

현지 기자들은 임창용이 마이너리그에서 22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홈런을 1개도 맞지 않은데 관심을 나타냈다. 그들은 기자에게 "임(창용)이 아시아 리그에서 뛸 때도 피홈런이 적었느냐"고 묻고는 "임창용이야말로 홈런이 자주 나오는 리글리 필드에 최적화된 투수일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임창용은 9일 밀워키 전에 등판하지 않았다. 컵스 코칭스태프는 10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되는 신시내티 레즈와의 3연전에 임창용을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나 스웨임 감독이 임창용의 연투 가능 여부에 관심이 많은 바 3차전 가운데 최대 2경기까지 등판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창용불패' 신화 창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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