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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오마이뉴스
▲  상자밖으로 버려진 꽃게가 눈에 띈다. 이 꽃게들은 상품가치가 없어 종량제봉투에 담겨 소각처리 되거나 꽃게어선에 실려 바다에 버려진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몰지각한 상인들이 야산에 무단투기하고 있어 이에 대한 단속이 시급해보인다.
ⓒ 김동이

수산시장에 있어야 할 꽃게가 산 속에 쌓여 있다면? 최근 충남 태안군 내 인적이 드문 산속이나 훈련이 없는 예비군 훈련장 인근에 죽은 꽃게가 쌓여 있어 의문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꽃게 금어기가 풀린 이후 꽃게 집산지인 근흥면 신진도항과 안면읍 백사장항, 몽상포항 등 서산수협을 통해 위판된 꽃게가 5일만에 53톤을 넘어섰다. 여기에 소원면 모항항과 채석포항의 위판량을 더하면 무려 140여톤에 이를 정도로 올해 가을꽃게는 대풍어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도 2.5배가 넘는 어획량이다.

이처럼 꽃게가 대풍어를 이루면서 어민들도 훨씬 흡족해하고 있지만, 한켠에서는 대풍어의 이면을 보여주는 투기행위가 자행되고 있어 씁쓸함을 준다.

지난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주민들이 등산하는 마을 뒷산에 죽은 꽃게가 쌓여 있어 악취를 풍기고 있다"는 제보가 기자에게 접수됐다.

제보자는 "정확하게 어느 업자인지는 모르겠지만 패킹작업 중 상품가치가 없어 버려진 죽은 꽃게가 실린 파란색 트럭이 야산으로 올라가는 것을 목격했고 트럭이 빠져나간 다음 산에 올라가보니 등산로 옆에 죽은 꽃게가 잔뜩 쌓여 있었다"며 "아무리 꽃게 어획량이 많은 대풍이라고 해도 아무데나 비양심적으로 투기하는 사례는 없어야 하며 단속을 통해 적발되면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등산로에 버려진 꽃게들... 코를 찌르는 악취 발생

▲  죽은 꽃게가 산속에 무단투기되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서인지 성급하게 치웠지만 흔적과 썩은 냄새까지 없애지는 못했다. 꽃게가 버려진 이곳은 주민들이 산책로로 이용하는 곳이며, 마을 성황당이 위치해 있는 곳이다.
ⓒ 김동이

실제 지난 27일 제보자가 말한 근흥면 신진도리 야산을 찾아갔지만, 꽃게 무덤은 사라지고, 죽은 꽃게가 쌓여있었음을 알려주는 꽃게 집게와 등껍질, 꽃게잡이 어선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철망과 코를 찌르는 악취가 남아 있었다. 특히 꽃게가 놓여 있던 자리에는 파리가 들끓고 구더기가 기어 다녔다. 그 주변을 둘러보니 죽은 꽃게를 운반한 것으로 보이는 트럭 바퀴 자국이 남아있었다.

기자와 함께 현장을 찾은 제보자는 "어제까지만 해도 죽은 꽃게가 잔뜩 쌓여 있었는데 (투기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황급히 치운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썩은 냄새와 일부 꽃게의 흔적으로 볼 때 요 근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 처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수산시장에 놓여 있어야 할 꽃게가 산속으로 버려지는 것일까. 제보자 등 수산시장 상인들이 꼽는 가장 큰 원인은 너무 이른 조업으로 상품가치가 없는 꽃게가 다량으로 잡혔기 때문이다. 상품화 과정에서 버려지는 꽃게의 양이 늘어 이를 폐기처분해야 하는데, 꽃게 조업선이 조업에 나가는 시간과 패킹작업 종료시간이 맞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신진도 항의 경우, 꽃게를 가득 실은 꽃게조업선이 신진항에 들어왔다가 다시 조업을 위해 나서는 시간은 오후 5~6시께고, 이들 어선들로부터 꽃게를 사들인 업자들이 톱밥을 넣은 상자에 3kg 단위로 꽃게를 포장하는 패킹작업은 밤 11~12시경에 마무리가 된다.

보통 상품성이 없는 꽃게는 조업을 나가는 어선에 실어 공해상에 버리지만, 요즘처럼 꽃게가 풍어를 이루는 시기에는 물량도 많고 패킹작업 시간도 늦어지다보니 조업에 나가는 어선에 실지 못하는 것. 그렇다 보니, 일부 몰지각한 상인들이 인근 야산이나 인적이 드문 곳에 몰래 버리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또 한 가지 이유로 너무 싼 꽃게 시세를 들었다. 실제 지난 27일 태안의 최대 수산물 시장이자 꽃게의 집산지인 근흥면 신진도리의 안흥위판장에서는 꽃게 경매가로 kg당 자망(그물)으로 잡은 꽃게는 5000원, 통발로 잡은 꽃게는 3400원선에 거래됐다. 

"물렁게 많아, 버려지는 꽃게 많다...금어기 조정 필요"

신진도 수산시장에서 꽃게 유통업을 하고 있는 최아무개(37)씨는 "꽃게 패킹작업을 하다보면 상품가치가 없는 꽃게는 선별해서 걸러내는데 보통 걸러낸 꽃게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 처리하거나 다시 조업에 나서는 어선에 실려 공해상에서 처리해왔다"며 "패킹작업이 밤 늦게까지 진행되면서 조업 나가는 어선에 싣지 못하는 꽃게를 야산에 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무리 어선에 실어 보내지 못했다고 해도 주민들이 산책하는 등산로에 죽은 꽃게를 버리는 것은 양심도 없는 행위"라며 "수백 마리에 이르는 죽은 꽃게를 야산에 버려 바람이 불면 냄새가 마을까지 내려올 정도며, 죽은 꽃게가 쌓여 있는 곳에는 파리와 구더기도 들끓는 등 위생에도 좋지 않아 시급한 단속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  꽃게가 버려진 흔적. 꽃게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 김동이

특히 최씨는 "금어기가 풀려 지난 21일부터 꽃게 조업에 나서고 있는데 너무 이른 탓인지 일명 물렁게가 많아 버려지는 꽃게가 많이 생기는 것 같다"며 "예전대로 금어기를 8월말까지 늘려 9월부터 조업할 수 있도록 다시 재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말이 어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974년, 산란기 꽃게를 보호하기 위해 처음 금어기를 도입했다. 이후 어족 자원 관리를 이유로 7차례에 걸쳐 개정을 했다. 처음 시행 당시에는 6월 16일부터 75일간 서해와 남해 전체의 금어기가 같았지만, 1996년부터는 금어기가 9월까지 운영되는 등 지역에 따라 달라졌다. 이후 2008년부터 서해북단에 있는 연평도 등 서해5도의 꽃게 금어기는 매년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나머지 서해와 남해 어장의 금어기는 매년 6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운영돼 오다 지난해 수산자원관리법이 개정되고 꽃게의 포획금지기간에 관한 고시(농림수산식품부 고시 제2013-3호)가 제정됨에 따라 포획금지기간이 매년 6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로 결정됐다. 

한편 상품성 잃은 꽃게를 야산이나 인적이 드문 장소에 투기하는 것에 대해 태안군청 환경산림과에서는 죽은 꽃게를 불법투기한 것이 적발될 시 강력하게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군 환경산림과 관계자는 "사업장에서 1일 300kg 이상 발생되면 위탁 처리하도록 되어 있는데 근흥면 신진도나 소원면 모항 수산물 위판장은 모두 서산수협이 관할하고 있는 곳으로 위탁처리계획이 세워져 있어 불법 투기하는 사례는 없을 것"이라며 "위판장을 통하지 않고 직접 어선에서 꽃게를 구매하는 일부 도매업자들의 소행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는 최근 상품성이 떨어지는 꽃게가 많이 나와 벌어지는 것으로 등껍질이나 집게가 있는 딱딱한 어폐류는 음식물 처리가 불가해 폐기물로 분류하고 있다"며 "불법 투기하는 행위자가 적발되면 시정 조치하고, 폐기물 불법투기로 과태료 100만 원을 부과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더하여 이 관계자는 위탁처리계획과 관련해 "신진항 안흥위판장의 경우 근흥면사무소에서 종량제봉투를 지급해 꽃게 폐기물을 담아 버리면 군 환경관리사업소에서 수거, 소각장에서 소각하고 있으며, 소원면 모항의 경우에는 별도 폐기물 처리업체를 통해 외부 위탁처리하고 있다"면서 "선별과정에서 나오는 (상품성 없는) 꽃게는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돼 불법 투기시에는 배출자(사업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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