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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폭력문화 초등 저학년까지…SNS 타고 폭력성향 조직화 양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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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6학년생 딸을 둔 엄마 A씨는 이달 초 딸의 '카카오스토리(이하 카스)'를 보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명 '칼빵'(칼로 손목긋기) 인증샷이 올라가 있었기 때문. 실제로 손목을 그은 사진, 상처 난 것처럼 분장하는 법 등이 아이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었다. 친구 3명끼리 '피를 모으는 의미로' 손등 부분에 7cm '칼빵'을 했다는 초등학교 6학년생 B양(12·여)은 "친구들이 카스에 자랑해서 따라했다"고 말했다.

# 초등학교 3학년생 C군(9)은 학기 초부터 3달간 반 친구 4명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들은 두목, 행동대장, 지시자, 망보는 역할 등을 나눠 같은반 20여명을 화장실로 불러내 때렸다. 폭력은 방과 후 '카스'에서도 이어졌다. C군 모친은 "행동이 열 살짜리라고 믿기지 않는 '조폭' 수준이었다"며 "요즘 애들은 초등학교 3~4학년 때부터 폭력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초등학생들이 위태롭다. 일부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이뤄지던 일탈·폭력 행위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며 저연령화하고 있다. 폭력성향이 조직화·정교화 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교사와 학부모들은 심각성을 인식하면서도 마땅한 대응법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위험한 '초등학교'…학교폭력 빨라지고 진화된다

시민단체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조사 결과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 1264명 중 78.4%가 초등학교에서 폭력을 처음 경험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117 학교폭력 신고상담센터'에 접수된 신고 건수 11만1576건이며 초등학생 비율은 지난해 49.9%에서 올해 56.5%로 6.6%포인트 늘어났다. 중학생은 30.2%에서 27.7%로, 고등학생은12.9%에서 11.6%으로 다소 줄어 폭력의 저연령화 추세를 보여줬다.

이윤조 서울시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팀장은 "2~3년 전부터 학교폭력 상담 연령층이 점차 낮아져 초등학생이 상담을 청해오는 일이 급격히 늘었다"며 "초등학교에서의 폭력 경험은 중, 고등학교로 올라가 지속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단순히 '치고박고 싸우는' 데 그쳤던 아이들의 폭력성이 조직화 정교화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특히 학교폭력이 SNS와 결합할 때는 성인들도 혀를 내두르는 수준의 폭력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전교생 수백명이 친구로 연결된 카카오스토리가 폭력의 재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아이들은 '행동강령'까지 마련하고 카스에 선생님 욕을 남기거나 왕따의 '굴욕사진'을 올려놓고 '악플'을 유도한다. 학교 밖 익명의 사람들까지 끌어들여 욕을 '구걸'하기도 한다. 

초등학교 6학년 교사 이모씨 (28·여)는 "예전엔 뒤에서 욕하다 끝날 일이 요즘엔 작은 일로 전따(전교 왕따)가 되고 왕따 당하는 당사자가 자기를 비난하는 글을 읽기도 쉽다"고 말했다.


ㄱ2.jpg


◇"SNS 폭력경험은 대마초만큼 위험"

초등학생 일탈문화가 진화하는 데는 인터넷 등 대중매체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아이들이 폭력을 접하는 창구이자 또래집단끼리 폭력성을 과시하는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반건호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전엔 문화적 폭력에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장치가 유효했다면 요즘 세대는 스마트폰 혹은 SNS 도구를 통해 자연스럽게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이영식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모방성향이 있으며 SNS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한다"며 "카카오톡 폭력은 학교가 끝나도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24시간 따라다녀 정신적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일선 교사들은 도구를 압수하는 것 외에 근본적인 해결법을 찾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 김모씨 (25·여)는 "'칼빵'이 유행해 한동안 칼을 하도 뺏어서 칼 장사를 해도 될 정도였다"며 "애들이 마음에 안 드는 교사들 안티카페 만들면서 욕하고 화풀이로 교실 문을 부술 정도로 교권이 추락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교사 이모씨(27·여)는 "카톡 카스를 이용해 왕따를 시키면 카톡 계정을 탈퇴시키고 앱을 삭제해버리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반건호 교수는 "아이들은 흥미롭고 재미있는 '쾌락원칙'에 우선 이끌리고 17~18세가 돼야 참을성과 현실 판단력이 생긴다"며 "SNS는 폭력에 취약한 아이들의 뇌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히로뽕이나 대마초만큼이나 위험하다는 점을 깨닫고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조 서울시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팀장은 "초등학생들의 일탈은 가정, 학교, 사회 누구 하나의 잘못으로 지목할 수 없는 복합적인 문제"라며 "아이들이 SNS 외에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마련하고 편히 놀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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