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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ㄱ.jpg


공공기관 에어컨·형광등까지 소등…말복 찜통더위 기승

선풍기·얼음주머니·부채가 더위 이기는 유일한 도구

일부 공무원들 "정상업무 불가능"…냉방가동 중단 따지기도

(전국종합=연합뉴스) 30도를 넘는 말복더위가 12일 전국을 강타하자 전국이 거대한 찜질방으로 변했다.

최악의 전력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14일까지 사흘간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냉방기 가동을 중단하라고 지시하면서 공무원들은 더욱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만 했다.

◇절전 방침에 에어컨·형광등까지 소등…'어둠의 사무실'

전국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은 정부의 긴급 절전방침을 대부분 충실히 따랐다.

오후 3시 40분 대구시청 5층 사무실. 5개과 직원 150여명이 선풍기에만 의존한 채 더위와 싸우고 있었다.

후텁지근한 공기는 숨을 턱턱 막히게 했다. 사무실에 들어선 민원인의 몸에 3분여 만에 땀이 맺힐 정도였다.

대구시가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냉방기 가동을 전면 중단하면서 벌어진 풍경이다.


ㄱ2.jpg


대구시뿐 아니라 전북도도 이날 오후 2시부터 도청과 도의회 건물의 냉방기 가동을 안전히 중단했다.

18층 높이의 현대식 건물인 도청 내부의 복도 형광등도 대부분 껐다. 

사무실 온도가 34.7도까지 올라간 울산시 교육청도 냉방기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복도는 물론 사무실 등도 켜지 않았다.

공무원들은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어두컴컴한 사무실에서 서류작업을 하느라 죽을 맛이었다.

수원지방법원도 절전운동에 동참하면서 사무실을 제외한 복도의 실내조명을 모두 끄는 바람에 법원을 찾은 일부 민원인들이 휴대전화 조명을 비춰 서류를 읽는 모습을 보였다.

◇더위와 절전에 대처하는 공무원의 자세…"그냥 참는거죠"

온도가 33도를 넘어선 이날 오후 3시 경기도청 제3별관 문화체육관광국 사무실. 

70여명이 넘는 공무원들이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에어컨 사용이 금지되면서 이들 주변에는 선풍기들이 쉴 새 없이 돌아갔다. 

그러나 날씨가 워낙 덥다 보니 선풍기 바람도 한증막에서 불어오는 것처럼 뜨겁게 느껴진다. 

에너지절약 추진부서인 기업지원과의 한 여자 공무원은 "물수건, 선풍기, 부채가 더위와 싸울 수 있는 우리의 유일한 무기"라면서 "찜질방, 한증막, 용광로 같은 말들이 정말 피부와 와 닿는다"라고 하소연했다.

참을 수 없을 정도의 더운 기운 때문에 공무원들은 얼음 주머니로 머리를 식히거나 쿨매트를 엉덩이에 깔고 앉는 등 저마다 방법으로 더위를 이겨나갔다.


ㄱ3.jpg

평소 문을 닫고 일하던 수원지방법원의 판사들도 이날만큼은 더위를 식히려는 듯 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더위를 참지 못한 공무원들은 에어컨이 가동되는 민원실과 도서관 등에 잠시나마 '원정 피서'를 다녀오기도 했다.

성남시청의 일부 공무원들은 출장계획을 세워 시청 밖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대구시청 대변인실 박대식 주무관은 "과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대체로 1∼2명당 선풍기 1대씩을 켜고 일하고 있다"면서 "전력위기 상황이라고 하니 불평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공무원이 박 주무관처럼 더위를 순순히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여기저기서 "해도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 공무원도 더워 못살겠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전북도의 일부 공무원들은 청사관리계에 전화를 걸어 냉방기 가동 중단을 따지기도 했다.

경기도 교육청 직원들은 한국전력 직원들이 청사를 돌며 냉방기가동 여부를 점검하자 불만을 토로했다.

한 직원은 "정부가 잘못했는데 책임은 국민에게 떠넘긴다. 공무원이 무슨 죄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시 교육청의 한 직원도 "사무실이 너무 더워 움직이지 않고 숨만 쉬고 있다"고 했고, 전북도의 한 공무원은 "용광로 같은 열기 속에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김인유 임청 이상현 최수호)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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