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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BS
보험 민원 급증…3분의 1이 보험 초기 계약 때 발생

보험 관련 분쟁 및 민원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전체 금융 민원 9만 4천700여 건 가운데 51%인 4만 8천여 건이 보험 민원이었습니다. 민원 건수도 1년 전보다 18.8%나 급증해 전체 금융 민원 증가율 11.9%를 웃돌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험 민원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가 만난 30대 주부 장 모 씨는 2010년 남편 명의로 대형 생명보험사의 변액종신보험에 가입했습니다. 지인이 소개해준 A설계사의 권유에 따라 기존의 상해보험을 해약하고 각종 질병 특약을 붙인 월 불입액 43만 원짜리 변액종신보험이었습니다. 장씨의 증언에 따르면 A설계사는 연 8%의 수익률을 가정으로 20년 가입 때 1억 원이 넘는 보험금을 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가입 후 3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발생했습니다. 남편의 사업이 여의치 않자 보험료 납입이 어려워졌고 장씨는 남편과의 상의 끝에 해약을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예상 해약금액이 고작 530만 원. 3년 가까이 1천400만 원을 불입했는데 환급율이 38%에 불과했던 겁니다. 장씨는 A설계사에 거세게 항의했고, 계약이 무효라며 원금을 돌려달라고 설계사에게 요구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설계사가 잘못 인정 안 하면 피해 구제 힘들어

결론만 먼저 말하면 낸 보험료를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A설계사가 장씨에게 보험을 가입시키기 위해 당시 사업비와 해약환급금, 원금손실 여부 등 상품설명을 충분하게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장씨가 청약서에 자필 서명을 모두 했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장씨는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여러 차례 제기했지만 모두 기각당하고 말았습니다. 금감원은 민원이 들어오면 보험 가입자와 설계사 또는 보험사 양측의 얘기를 모두 듣는데 설계사가 "자신은 불완전 판매를 한 적이 없다"고 잡아떼면 금감원은 보험사의 손을 들어주는 게 대부분입니다. 가입자가 보험 가입 당시 설계사의 현혹이나 기망으로 가입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없으면 사실상 보상받기 힘들다는 말입니다. 결정적 증거란 녹취나 녹음, 제3자의 증언 또는 설계사의 불완전판매 인정입니다.

하지만 어느 설계사도 자신이 불완전판매를 했다고 인정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받았던 수당보다 많은 돈을 토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장씨의 경우에도 A설계사는 보험판매 수당으로 300만 원이 넘는 돈을 받은 터였습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가입자와 설계사와의 분쟁은 가입자의 패배로 끝나기 마련입니다. 설계사가 가입자를 현혹하려고 달려들면 보험 문외한인 가입자는 넘어가기 십상입니다. 기자가 만난 피해자 중 한 20대 여성도 전국 1등이라는 설계사의 말만 믿고 무려 월 300만 원이 넘는 변액보험에 가입했다가 뒤늦게 자신이 잘못된 상품에 가입한 사실을 알았지만 역시 피해구제를 받지 못했습니다. 설계사가 상품설명서를 갖고 오지 않고 후에 자필 서명을 위조했음이 드러났는데도 금감원은 설계사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이유는 역시 설계사와 민원 제기자의 진술이 불일치하고 설계사가 자신은 불완전판매를 한 적이 없다고 잡아뗐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보험 모집 과정에서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지난해 전체 보험 민원 가운데 32.2%가 불완전판매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민원 유형 2위는 보험금 산정 및 지급과 관련된 것인데 역시 전체의 3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보험금 산정이나 지급은 주로 손해보험사에서 불완전판매는 주로 생명보험사에 발생합니다. 문제는 금융감독원에 민원이나 분쟁 조정을 신청한 건수 가운데 구제를 받는 비율은 42%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10명 중 6명은 민원을 제기해도 구제받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보험사에 당하지 않으려면 '묻고 따져야'

금융감독원은 '보험 민원 감축'을 핵심과제로 선정해 민원이 많은 보험사는 불이익을 준다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즉, 불량 보험사는 CEO를 불러 면담하고 특별 검사를 실시해 개선을 시키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 하나가 빠졌습니다. 보험 민원 감축 대책을 만드는데 정작 소비자가 빠졌다는 점입니다. 보험 민원은 어찌 보면 우리나라 현실에서 당연한 결과입니다. 지인이나 친척인 설계사가 부탁하면 어쩔 수 없이 가입해주는 경우가 많다 보니 가입자는 보험 상품 자체에 신경 쓰기보다는 지인이나 친척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들어주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품을 해약하면 손해를 떠안는 건 결국 가입자 자신인데도 말입니다. 우리나라 보험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험사들이 잃었던 신뢰를 다시 찾아야 합니다. 설계사와 보험 모집인의 자질을 높이고 민원 감축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특히 가입보다 사후관리에 더 중점을 둬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설계사 수당은 가입초기가 아닌 보험 가입 5년,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더 많이 줘야 합니다. 그래야 설계사도 안정된 직장을 다닐 수 있고, 보험 회사도 안정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 당국도 분쟁 조정 때 설계사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민원을 기각하는 관행을 바꿔야 합니다. 결정적 증거가 없더라도 보험의 문외한인 가입자가 현혹됐다는 증거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이를 인정해 줘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가입자 자신입니다. 보험 가입자는 설계사의 말만 믿지 말고 묻고 따져야 합니다. 설계사가 비록 좋은 상품이라고 소개를 했더라도 다른 전문가에게 정말 이 상품이 괜찮은지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또 설계사의 말이 맞는지 해당 보험사에 꼭 문의해봐야 합니다. 아울러 보험 가입 때 설계사와의 대화를 녹취하는 것도 향후 분쟁을 대비한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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